자취 살림, 뭘 사고 뭘 안 사도 될까 (3년 써보고 정리)
처음 자취를 시작할 때 저는 살림 리스트를 검색해서 그대로 샀어요. 결과적으로 절반은 거의 안 썼습니다.
3년 살면서 정리해보니 매일 쓰는 건 생각보다 적더라고요. 실제로 쓴 것과 후회한 것을 나눠서 적어볼게요.
먼저: 한 번에 다 사지 마세요
제일 중요한 얘기부터 할게요. 자취 시작할 때 목돈이 제일 많이 나가는 순간이라, 여기서 과하게 사면 그 부담이 몇 달 갑니다.
저는 이렇게 권해요.
- 입주 전에는 '없으면 잠을 못 자는 것'만
- 나머지는 살아보면서 필요할 때 사기
- 애매하면 한 달만 참아보기
실제로 살아보면 리스트에서 상상했던 것과 다릅니다. 없어서 불편했던 건 금방 알게 되고, 없어도 모르겠던 건 애초에 필요 없던 거예요.
입주 전에 꼭 필요한 것
첫날 밤을 보내려면 이 정도는 있어야 해요.
잠자리 - 매트리스 또는 요 - 이불, 베개 - 커튼 또는 암막 (의외로 첫날 제일 아쉬워요)
청소·위생 - 휴지, 물티슈 - 쓰레기봉투 (해당 지역 규격으로 사세요) - 세면도구, 수건 - 걸레나 물걸레 티슈
주방 최소 - 수저, 젓가락, 컵 - 그릇 1~2개 - 가위, 칼, 도마 (작은 걸로)
기타 - 멀티탭 (콘센트가 늘 모자랍니다) - 전구나 조명 (기존 조명이 어두운 경우가 많아요) - 드라이버, 테이프 같은 기본 공구
쓰레기봉투는 지역마다 규격이 달라서 미리 사 가면 못 쓰는 경우가 있어요. 근처 편의점에서 사는 게 확실합니다.
3년 쓰고 보니 매일 쓴 것
실제로 손이 자주 갔던 것들이에요.
| 물건 | 왜 좋았나 |
|---|---|
| 전기포트 | 라면, 차, 간단 조리까지 |
| 전자레인지 | 1인 가구에서 활용도 1위 |
| 빨래 건조대 | 좁아도 반드시 필요 |
| 멀티탭 (여러 개) | 원룸은 콘센트가 항상 부족 |
| 작은 밥솥 | 소분해 얼려두면 배달이 줄어요 |
| 소형 청소기 | 무선이면 청소 빈도가 올라갑니다 |
| 수납 바구니 | 종류 말고 개수를 적게 |
밥솥은 처음엔 필요 없다고 생각했는데, 밥을 지어서 1회분씩 얼려두니까 피곤한 날 배달을 안 시키게 되더라고요. 식비에 직접 영향이 있었어요.
사놓고 후회한 것
솔직하게 적어볼게요.
① 큰 냄비·프라이팬 세트 혼자 먹을 양에는 다 과했어요. 작은 것 하나, 중간 것 하나면 충분합니다. 세트로 사면 안 쓰는 게 꼭 생겨요.
② 그릇 세트 6인용을 샀는데 3년 동안 2개 이상 써본 적이 거의 없어요. 손님이 오는 일도 생각보다 드뭅니다.
③ 대용량 수납장 수납 공간이 생기면 물건이 그만큼 늘어납니다. 좁은 방에 큰 가구를 넣으면 더 답답해져요.
④ 에어프라이어 (처음엔) 나중에는 잘 썼는데, 입주하자마자 살 필요는 없었어요. 전자레인지로 버티다가 정말 필요할 때 사도 늦지 않습니다.
⑤ 여러 종류의 세제 용도별로 다 샀는데 결국 두세 개만 씁니다.
⑥ 인테리어 소품 미니멀 사진을 보고 산 것들이 오히려 짐이 됐어요. 줄이려다 돈을 더 쓴 셈입니다.
나중에 사도 되는 것
없으면 불편하지만 첫날부터 필요하진 않은 것들이에요.
- 에어프라이어
- 토스터
- 건조기·미니 세탁기
- 책상, 의자 (바닥 생활로 몇 주 버텨보고 결정)
- 전신 거울
- 공기청정기
한 달 살아보고 사면 실제로 필요한 크기와 종류를 알게 됩니다. 저는 책상을 급하게 샀다가 방에 안 맞아서 다시 판 적이 있어요.
1인 가구에서 특히 조심할 것
대용량은 대부분 손해예요. 단가는 싸지만 혼자서는 못 씁니다.
- 식재료 대용량 → 상해서 버립니다
- 세제 대용량 → 다 쓰기 전에 이사합니다
- 1+1 → 개봉 후 빨리 써야 하는 건 특히 위험
저는 1+1으로 산 소스를 반 넘게 버린 적이 있어요. 버린 양까지 계산하면 실제 단가는 훨씬 올라갑니다. 적게 자주 사는 쪽이 결국 쌌어요.
중고로 사면 좋은 것
새것일 필요가 없는 것들이 꽤 있어요.
- 책상, 의자, 선반
- 전신 거울
- 자취 기간이 짧다면 소형 가전도
특히 자취 기간이 정해져 있다면(학업 등) 중고가 합리적입니다. 나갈 때 다시 팔 수도 있고요. 물건을 보낼 때 택배비가 부담되면 CU 반값택배 같은 방법도 있어요.
정리하면
- 입주 전에는 잠자리 + 위생 + 최소 주방만
- 나머지는 살아보면서, 애매하면 한 달 참기
- 세트보다 낱개로 필요한 것만
- 대용량과 1+1은 1인 가구에서 손해인 경우가 많음
- 수납장을 늘리면 물건이 늘어납니다
살림을 줄이면 청소가 빨라지고, 이사 비용이 줄고, 소비 습관도 바뀝니다. 미니멀 라이프를 왜 1인 가구가 많이 하는지는 1인 가구 미니멀 라이프, 왜 지금 주목받을까에 따로 정리해뒀어요.
이건 제 생활 기준이라 요리를 자주 하시거나 재택근무를 하시면 필요한 게 다를 수 있습니다. 리스트를 그대로 따라 사기보다 "나는 뭘 자주 할까"를 먼저 생각해보시면 좋겠어요.
자주 묻는 질문
- 자취 준비 비용은 얼마나 잡아야 하나요?
- 필요한 물건과 기존에 가진 것에 따라 편차가 큽니다. 다만 한 번에 다 사려고 하면 금액이 확 커져요. 입주 전 최소 품목만 먼저 사고 나머지를 한 달에 걸쳐 나눠 사면 부담이 훨씬 줄어듭니다. 목돈이 한 번에 나가는 걸 막는 게 핵심이에요.
- 가전은 새것과 중고 중 뭐가 나을까요?
- 자취 기간이 짧다면 중고가 합리적입니다. 나갈 때 다시 팔 수도 있고요. 다만 냉장고나 세탁기처럼 고장 나면 생활에 지장이 큰 건 보증이 있는 새것이 마음 편합니다. 책상, 의자, 선반 같은 가구는 중고로 사도 거의 차이가 없었어요.
- 수납 용품을 사면 정리가 될 줄 알았는데 안 돼요.
- 수납 공간이 생기면 물건이 그만큼 늘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. 수납 용품을 사기 전에 먼저 줄여보세요. 줄이고 나서 남은 것에 맞춰 사면 개수가 훨씬 적게 듭니다. 저도 순서를 반대로 했다가 수납장만 늘어났어요.
- 요리를 자주 하는 편인데도 주방용품을 최소로 해야 하나요?
- 아니요. 자주 하신다면 제대로 갖추는 게 맞습니다. 이 글의 기준은 '요리를 가끔 하는 1인 가구'예요. 중요한 건 개수가 아니라 실제로 쓰는지입니다. 자주 쓰면 많아도 괜찮고, 안 쓰면 적어도 짐이에요.